잠이 안와. 이제 2011년의 마지막 날인데 말이야.
솔직히 네 생각에 잠이 오질 않아. 지금 나 자신을 보면 난 정말 마치 사랑에 빠진 10대 소녀같이 작은 것에 설레이고, 조금이라도 답이 느리면 초조해서 방방 뜨고… 참 웃기지.
그런데 너 덕분에 요즘 나는 행복하면서도 불안해.
참 나도 그 사람이 이렇게 큰 트라우마를 남길지는 몰랐었는데, 전에 받은 상처가 굉장히 컸나봐.
너는 정말 내가 그려오던 이상형의 남자야. 따뜻하고, 재밌고, 현명하고, 비젼도 있고, 사람 대 사람으로 존경할 만 하고, 외모도 훤칠하고 잘생겼고. 정말 내가 원하던 모든 거야 너란 사람은.
그래서 너도 내가 좋다고 그랬을 때 나는 정말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았어
근데 말이야 너랑 나, 어차피 만나도 우리에겐 한달, 잘하면 두달이라는 시간 밖에 없어.
세상 어느 여자가 헤어짐을 생각하면서 만남을 시작해?
그래서 나는 너무 행복하고도 슬퍼
2011년, 너 같은 남자 한명 있었어. 2011년의 스타트를 끊어 준 남자. 나 오랫만에 처음으로 연인이 되었음 좋겠다 싶게 생각하게 만든 사람.
사실 그 남자랑도 한번 밖에 안봤었어. 그런데도 모든 걸 다 줄 만큼 급하게 빠져들었고 떨어져 있으면서도 같이 함께할 미래를 꾸며보았었어
근데 이 남자 나 한국 오고 잠수타고 미국 가버렸다. 그것도 이메일 딱 한줄로 다 정리해버렸어, 난 그 사람 보러 3시간 되는 거리를 지하철 타고, 일 끝날때까지 세네시간 더 기다렸었는데 말이야.
아직도 왜 그랬는 지는 몰라, 나 오는 거 뻔히 알고 있었는데 왜 그렇게 헤어졌는진 나 아직도 몰라.
근데 정말 이렇게 충격일 줄 은 나도 몰랐어. 말이 안되잖아, 고작 한번 만났었던 사람이였는데 이렇게 좋아했었다고? 말도 안돼. 나한테도 말이 안됐었어.
어쩌면 어차피 갈 사람인데, 감정적으로 엮이기 싫었겠지. 귀찮고, 지저분해지잖아.
그런데, 자꾸 그 모습이 너랑 겹쳐.
물론 내가 지금 아는 너의 모습은 그 남자와 같지 않지만, 난 그때도 그 남자 이렇게 나올 줄 몰랐었어. 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더라.
나 그 일 때문에 여름 내내 폐인처럼 지냈었어. 지금도 따져보면 그 생각에 누구도 잘 못 믿겠어.
그런데 네가 나타났어. 나로 하여금 다시 소녀처럼 가슴 쿵쾅쿵쾅 뛰게 만들고, 아 이게 반하는건가? 라고 생각하게 만들 만큼 네가 좋아졌어. 헌데 나는 지금 너와 같은 곳에 있지 않잖아.
그래서 불안해. 넌 정말 멋진 남자인데, 4개월 못 기다리면 어쩌지? 놓치기 정말 싫은데.
그리고 제일 불안한건, 난 이렇게 푹 빠져들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면 나 분명 너한테 푹 빠질꺼야. 근데 마지막에… 난 이미 너한테 푹 빠져있는데, 너도 마지막에 어떤 이유에서든 갑자기 나 만나기 싫어지면 나는 어떡하지? 이 생각에 나는 너무 갑자기 무섭고 두려워.
나 여름에 정말 속상할 정도로 짜증도 많이 났었어, 내 자신한테. 왜 이런거에 마음이 상하는 거지? 나 왜 이래? 친구랑 사이도 틀어질 만큼 비뚤어졌었어. 그 때 내가 제일 가슴 아팠었던게 뭔 줄 알아?
그 사람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거, 그리고 그 사람의 우선 순위가 내 우선 순위와 같지 않은 거.
이미 지금 너한테 이렇게 푹 빠져간다는 것도 난 사실 별로 이성적으로 말이 되진 않아서 좀 신기하기도, 조심스럽기도 해. 근데 언제는 내가 그렇게 이성적이었나. 분명 감정적으로 지배되서 너한테 푹 빠질 꺼 난 너무 잘 알고 있어.
그래서… 나 이제 더이상 너한테 너무 내 마음 안보여주려고. 그때도 그랬다가 그 꼴 났었잖아. 물론 너랑 더 가까워 지고 싶어… 그런데 또 그렇게 상처받으면 나 그땐 진짜 아무도 못 믿을 것 같아.
속상하다, 너와 지금 함께가 아니라는 사실이. 서로 얼굴 보아가면서 알아갈 수 없다는 게 나는 너무 아쉬워.
너와 함께할 수 있는 5월이 너무 기대되지만, 그 전에 어느 이유에서건 파토날 수 있다는 것도, 그리고 우린 항상 만날때 헤어짐을 염두에 두고 만나야 한다는 사실이 내 빠른 심장박동수를 다시 느리게 만들어.
그래도 바보 같겠지만 정말, 나는 정말 진심으로, 너와 내가 연인으로 하나가 되길 이번 2012년 새해 소원으로 빌어본다.
정말 간절하게.